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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영화

퍼펙트 데이즈 영화 후기 │반복되는 하루가 알려주는 완벽한 순간의 의미

by HA:BIT 2026.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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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포스터
<포스터 출처: © 2023 MASTER MIND Ltd.>

 

빔 벤더스 감독의 《퍼펙트 데이즈》는 특별한 사건 없이 한 사람의 하루를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히라야마(야쿠쇼 코지)는 도쿄의 공중화장실을 청소하고, 집으로 돌아와 책을 읽고 음악을 듣습니다.  다음 날이면 다시 같은 일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반복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있다 보면 이상하게 히라야마의 하루를 계속 바라보게 됩니다. 매일 똑같아 보이는 하루에도 분명 조금씩 다른 순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

히라야마는 최신 휴대폰이나 인터넷에 크게 의존하지 않습니다.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를 듣고, 중고책을 읽으며, 출근길에 마주치는 나무를 바라봅니다.

 

그의 삶이 특별히 풍족해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삶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모습도 없습니다.

 

오히려 히라야마는 자신이 선택한 생활의 속도를 묵묵히 지켜갑니다. 출근하고 일하고 식사를 하고 잠드는 평범한 과정 속에서 작은 즐거움을 찾아냅니다.

퍼펙트 데이즈 한장면 - 히라야마 청소
이미지 출처: 영화 《퍼펙트 데이즈》 공식 스틸컷 / MASTER MIND Ltd.

 

영화를 보면서 문득 우리는 너무 특별한 하루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을 가거나 좋은 일이 생겨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별일 없었던 하루에도 나름의 순간이 있다는 것을 히라야마는 말없이 보여줍니다.

 

코모레비, 매일 달라지는 빛

영화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이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코모레비(木漏れ日)’입니다.

 

같은 나무라도 햇빛과 바람에 따라 매번 다른 모습이 만들어집니다. 히라야마가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 것도 그래서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특별한 풍경이 아니라 지금 눈앞에 있는 순간입니다.

 

차 안에서 듣는 오래된 음악 역시 같은 역할을 합니다. 루 리드의 ‘Perfect Day’를 비롯한 음악들은 히라야마의 감정을 직접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그의 하루에 조용히 스며듭니다.

 

말수가 적은 인물이지만 음악과 빛, 표정을 통해 그의 삶이 조금씩 보입니다.

 

평온해 보이는 삶에도 과거는 남아 있습니다

히라야마의 조용한 일상은 과거와 완전히 단절된 삶은 아닙니다.

 

조카의 등장과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 그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다는 사실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의 과거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히라야마가 왜 지금의 삶을 선택했는지, 무엇을 내려놓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현재의 모습을 보면 그가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정리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품은 채 오늘을 살아가는 것. 영화는 그 모습을 굳이 설명하지 않고 보여줍니다.

 

마지막 표정이 오래 남는 이유

※ 영화의 결말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히라야마는 차를 운전하며 음악을 듣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습니다.

퍼펙트 데이즈 한장면 - 히라야마 차안에서 음악듣는 마지막 장면
이미지 출처: 영화 《퍼펙트 데이즈》 공식 스틸컷 / MASTER MIND Ltd.

 

저는 이 장면이 《퍼펙트 데이즈》가 말하고 싶은 것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완벽한 하루는 모든 것이 뜻대로 흘러가는 하루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기쁜 순간도 있고 외로운 순간도 있으며, 때로는 이유 없이 마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 모든 감정을 지나면서도 다시 자신의 하루를 살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영화가 말하는 ‘퍼펙트 데이즈’에 가까운 모습일 것입니다.

퍼펙트 데이즈 한장면 - 히라야마의 눈물
이미지 출처: 영화 《퍼펙트 데이즈》 공식 스틸컷 / MASTER MIND Ltd.

 

영화를 보고 나니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하루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히라야마가 그랬던 것처럼, 저도 모르게 왠지 모를 눈물이 났습니다.

 

《퍼펙트 데이즈》는 큰 사건이나 강한 자극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는 아닙니다. 대신 영화가 끝난 뒤 내가 보내고 있는 하루는 어떤 모습인지 조용히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 하빗스토리 한줄평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멈춰 평범한 하루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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