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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영화 솔직 리뷰 │ 불완전한 우리를 위한 솔직한 위로

by HA:BIT 2026.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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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전공을 바꾸고, 일을 바꾸고, 좋아하는 사람까지 바뀌는데도 정작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그런 율리의 모습을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서른을 앞둔 율리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신하지 못한 채 여러 선택을 반복합니다. 사랑도 예외는 아닙니다. 처음에는 율리의 행동이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면 단순히 ‘나쁜 사람’이라고 판단하기에는 그녀의 마음도 꽤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 영화 기본 정보

  • 원제: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
  • 감독: 요아킴 트리에
  • 출연: 레나테 레인스베, 안데르스 다니엘센 리, 헤르베르트 노르드룸
  •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 개봉: 2021년
  • 러닝타임: 128분

하고 싶은 것이 계속 바뀌는 사람, 율리

율리는 의학을 공부하다 심리학으로 옮기고, 다시 사진을 공부합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결정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율리는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으려고 계속 움직이고 있습니다. 연애에서도 비슷합니다.

 

15살 연상의 만화가 악셀과 안정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결혼과 아이를 생각하는 악셀의 미래 계획 앞에서 율리는 점점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러던 중 파티에서 에이빈드를 만나게 됩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이렇게 빠르게 끌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생깁니다.

 

문제는 율리에게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율리를 보고 있으면 쉽게 편을 들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녀를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영화가 숨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멈춘 순간, 사랑에 빠진다는 것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율리가 에이빈드에게 달려가는 순간입니다. 율리가 거리를 걷기 시작하자 오슬로의 시간이 멈춥니다. 자동차도, 사람도 모두 움직임을 멈추고 율리와 에이빈드만 그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입니다.

 

이 장면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영상미가 좋아서가 아닙니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정말 세상이 둘만의 공간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해야 할 일도, 지금까지의 관계도, 앞으로의 계획도 잠시 잊게 됩니다. 영화는 그 감정을 대사로 설명하지 않고 도시 전체의 시간을 멈추는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저는 이 장면 때문에 율리가 왜 에이빈드에게 끌렸는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안정적인 관계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너무 선명하게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율리는 정말 ‘최악의 사람’일까?

 

영화 제목을 처음 보면 율리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오히려 질문이 달라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 사람은 최악일까요? 율리는 자신의 마음을 따라갑니다. 그 과정에서 악셀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이 부분이 이 영화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누군가와 헤어지는 데에는 분명한 잘못이 있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상대가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더 이상 같은 마음이 아니기 때문에 관계가 끝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떠나는 사람이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영화는 율리의 선택을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녀가 자신의 선택으로 감당해야 하는 감정까지 함께 보여줍니다. 그래서 제목의 ‘최악’이라는 말도 단순한 자책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삶을 선택한 사람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사랑에 관한 영화이면서 동시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모순을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율리의 행동이 모두 이해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캐릭터가 더 실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율리가 최악인가?’라는 생각보다 ‘나는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선택을 포기하며 살아왔을까?’​ '사랑에서 내가 원하는 것보다 상대방을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이 정말 맞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율리는 완벽하게 좋은 사람도, 그렇다고 완벽하게 나쁜 사람도 아닙니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와 가장 닮은,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모습이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사랑과 자신의 삶 사이에서 고민해 본 적이 있는 30대라면 한 번쯤 보길 추천하고 싶은, 현실적인 사랑 영화입니다.

 

🎞️ 하빗스토리 한줄평

사랑도 인생도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율리라는 인물을 통해 꽤 솔직하게 보여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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