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조셉 코신스키
개봉일 2022년 6월 22일
장르 액션, 드라마
러닝타임 130분
주연 톰 크루즈, 마일스 텔러, 제니퍼 코넬리, 글렌 파월, 존 햄
개인 평점 ⭐⭐⭐⭐⭐ 5 / 5
오랜만에 보고 나서 ‘이건 극장에서 봤어야 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가 있습니다.
《탑건: 매버릭》이 딱 그런 영화였습니다.
1986년 개봉한 《탑건》 이후 무려 36년 만에 돌아온 속편이지만,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다시 꺼내놓은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을 영화의 중요한 이야기로 사용합니다.
젊고 혈기 넘치던 매버릭은 이제 후배 파일럿을 가르치는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매버릭이라는 사람의 성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규칙보다는 자신의 판단을 믿고, 위험을 피하기보다 직접 부딪히는 사람입니다.
그런 매버릭에게 이번에는 단순히 비행 실력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어려운 임무가 주어집니다.
자신이 직접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파일럿들을 훈련시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단순한 전투 액션에서 한 사람의 성장과 선택에 대한 이야기로 바뀝니다.
✦ 다시 조종석에 앉은 매버릭
매버릭은 여전히 빠르고 거침없습니다.
상관의 명령을 무시하기도 하고, 누구보다 위험한 비행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36년 전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제 매버릭에게는 자신만의 성공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훈련시키는 젊은 파일럿들의 목숨이 걸려 있습니다.
특히 그중에는 과거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구스의 아들 루스터가 있습니다.
이 관계가 영화에 감정적인 깊이를 더합니다.
매버릭은 루스터를 보호하고 싶어 하지만, 루스터에게는 아버지의 죽음과 매버릭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남아 있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지만 서로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매버릭에게 루스터는 과거의 실수와 후회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고, 루스터에게 매버릭은 자신의 아버지와 연결된 사람이면서 동시에 쉽게 용서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이런 감정이 액션 장면 사이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면서 영화가 단순한 볼거리로 끝나지 않게 만들어줍니다.
✦ 하늘에서 증명해야 했던 것
《탑건: 매버릭》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역시 비행 장면입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장면을 보는 것과 실제 비행의 움직임을 느끼는 것은 확실히 다릅니다.
이 영화는 그 차이를 최대한 살리려고 합니다.
전투기 안에서 파일럿들이 받는 압박감과 속도감이 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달됩니다.
특히 고속으로 급강하하거나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는 장면에서는 보는 것만으로도 몸에 힘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영화가 단순히 비행기만 빠르게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각 임무에는 분명한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파일럿들이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그래서 액션 장면을 보고 있으면 단순히 ‘멋있다’라는 감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과연 이 사람이 이 속도를 버틸 수 있을까.
목표 지점에 도착할 수 있을까.
돌아올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장면을 따라가게 됩니다.
특히 마지막 작전은 영화의 긴장감을 가장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립니다.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영화임에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이유는, 액션의 규모보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의 감정과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 메버릭과 새로운 세대
《탑건: 매버릭》에는 새로운 세대의 파일럿들이 등장합니다.
루스터, 행맨, 피닉스 등 젊은 파일럿들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합니다.
특히 행맨은 자신감이 지나칠 정도로 강하고, 루스터는 신중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들의 관계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매버릭과 과거의 탑건 파일럿들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과거 세대와 새로운 세대를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매버릭 역시 이제는 자신의 자리를 넘겨줘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젊은 파일럿들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언제까지 조종석에 있을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영화에는 ‘세대교체’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누군가는 떠나야 하고, 누군가는 그 자리를 이어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경험이 의미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매버릭이 가진 경험은 새로운 세대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꽤 좋았습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경험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면서 또 다른 역할을 찾는 모습이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 다시 날아오르는 사람에게는 늦은 때가 없다
영화가 끝난 뒤 가장 오래 남는 것은 화려한 전투기 장면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매버릭이라는 인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여전히 규칙을 쉽게 따르지 않는 사람이고,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이제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의 매버릭은 36년 전의 매버릭과 같은 사람이면서도 조금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탑건: 매버릭》이 단순한 속편 이상의 재미를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캐릭터와 추억을 불러오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간이 흐른 사람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줍니다.
특히 매버릭과 루스터의 관계는 영화의 감정을 잡아주는 중요한 축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과거의 상처와 오해가 있지만, 결국 같은 목표를 향해 하늘을 날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매버릭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단순히 임무를 성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자신의 자리에서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돕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은 단순한 승리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온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그럼에도 자신은 다시 한번 조종석에 앉는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그 장면이 꽤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탑건: 매버릭》은 액션 영화로서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시간이 흐른다는 것과 다시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반복하는 대신 새로운 세대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선택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실제 전투기를 활용한 듯한 압도적인 비행 장면과 톰 크루즈의 존재감은 이 영화를 큰 화면에서 봐야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만들어줍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돌아온 속편이 이렇게까지 만족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개인 평점은 ⭐⭐⭐⭐⭐ 5 / 5입니다.
화려한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세대교체와 가족, 후회와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