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댄 길로이
개봉일 2014년 11월 27일
장르 범죄, 스릴러, 드라마
러닝타임 117분
주연 제이크 질렌할, 르네 루소, 리즈 아메드, 빌 팩스턴
개인 평점 ⭐⭐⭐⭐⭐ 5 / 5
처음 《나이트크롤러》를 보면 루이스 블룸이라는 남자가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부터 듭니다.
말투는 지나치게 정중하고, 자기계발서에서 그대로 가져온 듯한 말을 끊임없이 합니다.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고, 성공하고 싶다고 말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말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기보다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먼저 계산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이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따라갈수록 조금씩 불편해집니다.
루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맞습니다.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빠르게 배우며,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면 망설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가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포기하는가입니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루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자극적인 뉴스를 원하고, 방송사는 시청률을 원하며, 루는 사람들이 원하는 장면을 가장 빠르게 가져다줍니다.
그렇게 한 남자의 욕망과 미디어의 욕망이 만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사건을 찍던 남자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는 더 좋은 장면을 얻기 위해 사건에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 《나이트크롤러》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에서 훨씬 불편한 이야기가 됩니다.
✦ 카메라 하나를 들고 밤의 도시로 들어간 남자
루이스 블룸은 로스앤젤레스에서 혼자 살아가는 남자입니다.
처음 등장할 때 그는 제대로 된 직업도 없고, 훔친 물건을 팔아 돈을 마련하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밤 우연히 교통사고 현장을 지나가던 루는 특이한 장면을 발견합니다.
사고 현장을 촬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경찰관도 아니고 기자도 아닙니다.
사고와 화재, 총격과 살인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으로 달려가 영상을 찍고, 그 영상을 방송국에 판매하는 프리랜서 촬영 기사들입니다.
루는 그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합니다.
다음 날 방송에서 자신이 밤에 보았던 사고 영상이 뉴스에 나오는 것을 확인한 그는 곧바로 카메라와 경찰 무전기를 구합니다.
그리고 밤마다 도시를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경찰 무전을 들으며 사건이 발생하는 곳을 찾아가고, 다른 촬영 기사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하기 위해 미친 듯이 운전합니다.
처음에는 영상의 질도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루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것이 있습니다.
망설임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사고 현장에서 물러날 때 그는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사람들이 시신을 보고 눈을 돌릴 때 그는 카메라를 듭니다.
그리고 그 영상을 방송국에 가져갑니다.
그곳에서 루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람이 뉴스 디렉터 니나 로미나입니다.
니나는 시청률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고, 루는 방송국이 원하는 영상을 알고 싶어 합니다.
둘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발견합니다.
루에게는 돈이 필요하고, 니나에게는 더 자극적인 뉴스가 필요합니다.
그 순간부터 둘의 거래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루는 점점 더 좋은 장비를 사고, 더 빠른 차를 마련하고, 조수 릭까지 고용하면서 하나의 사업처럼 자신의 일을 키워갑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건을 찍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성공을 경험하면서 루의 목표는 달라집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찍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사건을 먼저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영화는 조금씩 무서워집니다.
✦ 장면을 찍는 사람이 아닌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루는 일을 정말 잘합니다.
이 점이 오히려 불편합니다.
그는 경찰 무전을 빠르게 분석하고, 어느 지역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지 파악합니다.
경쟁자가 어디에 있는지도 계산하고, 방송국이 어떤 영상을 좋아하는지도 정확하게 알아냅니다.
그는 실패할 때마다 방법을 바꿉니다.
카메라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차량을 바꾸고, 더 빠르게 현장에 도착합니다.
문제는 그가 성공할수록 점점 선을 넘는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사고 현장을 찍습니다.
그다음에는 경찰이 막아놓은 현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더 좋은 화면을 만들기 위해 사건 현장의 상황을 직접 건드리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죽은 현장에서 시신의 위치를 바꾸기도 하고,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현장을 촬영하며 중요한 증거를 자기 손에 쥐기도 합니다.
이제 루에게 중요한 것은 사건의 진실이 아닙니다.
카메라에 무엇이 담기는가가 진실보다 중요해집니다.
가장 무서운 장면 중 하나는 루가 주택 침입 살인 사건 현장에 경찰보다 먼저 도착하는 부분입니다.
그는 범인들의 모습까지 촬영합니다.
그 순간이라면 보통 경찰에 신고하고 증거를 넘겨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루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범인을 바로 신고하지 않고, 자신에게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영상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왜냐하면 범인이 잡히는 순간보다 범인이 잡히는 과정에서 더 자극적인 장면을 찍는 것이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루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제 그는 사건을 기록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건을 자신의 카메라를 위해 이용하는 사람이 됩니다.
✦ 루를 괴물로 만든 것은 루 혼자였을까
《나이트크롤러》를 보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루를 단순한 악인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루의 행동은 명백히 위험하고 비윤리적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동시에 한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그런 루가 왜 계속 성공할 수 있었을까.
루가 처음 영상을 들고 방송국을 찾아갔을 때 니나는 그의 영상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영상을 선택합니다.
시청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영상, 더 충격적인 영상, 사람들이 채널을 돌리지 못하게 만드는 영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루는 방송국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그가 더 잔인한 영상을 가져올수록 방송국은 더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루의 욕망과 방송사의 욕망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어쩌면 루 한 명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루는 분명 비정상적인 인물이지만, 그가 만든 영상에 값을 지불하는 사람이 있고, 그것을 방송하는 사람이 있으며, 그것을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가 있습니다.
그 구조 안에서 루는 오히려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는 세상이 원하는 것을 알아냈고, 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제공했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선을 넘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 선을 넘을수록 루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나이트크롤러》가 불편한 이유는 단순히 루가 무서운 사람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루 같은 사람에게 성공할 기회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 사건을 찍던 남자는 결국 사건의 일부가 된다
영화 후반부에 들어서면 루와 릭의 관계도 크게 달라집니다.
릭은 돈이 필요해서 루 밑에서 일하지만, 루가 점점 위험한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특히 루가 경찰에 신고해야 할 정보를 일부러 숨기고 범인들을 추적하는 상황은 더 이상 단순한 촬영이 아닙니다.
루는 더 좋은 영상을 얻기 위해 경찰의 움직임까지 계산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범인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범인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집니다.
루는 그 순간에도 카메라를 놓지 않습니다.
자동차가 충돌하고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그는 계속 촬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합니다.
이 장면에서 루가 완전히 어디까지 변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처음의 루는 사건을 우연히 발견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의 루는 사건이 발생하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사건이 더 극적으로 펼쳐지기를 원하는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그는 카메라 뒤에 있지만 더 이상 관찰자가 아닙니다.
사건의 흐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이 더욱 섬뜩한 이유는 루가 처벌받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오히려 사업은 더 커집니다.
차량은 늘어나고, 장비도 늘어나며, 새로운 직원들까지 고용합니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도 자신이 하던 일을 계속하겠다는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영화의 마지막을 보고 나면 이상한 감정이 남습니다.
보통 악한 행동을 한 인물에게는 어떤 형태로든 대가가 돌아오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나이트크롤러》는 그런 방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루는 살아남고, 성공하고, 더 큰 사업을 시작합니다.
마치 이 세계에서 그의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이.
그래서 오히려 더 무섭습니다.
《나이트크롤러》는 단순히 한 사이코패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람들의 불행이 뉴스가 되고, 뉴스가 상품이 되고, 그 상품이 돈이 되는 구조 속에서 누가 카메라를 들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루는 그 구조를 누구보다 빠르게 이해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질문은 남습니다.
우리는 자극적인 장면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건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영상을 찾고, 더 충격적인 장면이 나오면 계속 바라보고, 다음 사건을 기다리는 것은 정말 우리와 무관한 일일까.
영화 속 루는 극단적인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가 성공하는 과정이 완전히 낯설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나이트크롤러》는 보고 나서 단순히 "무서운 영화였다"라고 끝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내가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까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는 그 불편함을 끝까지 붙잡고 갑니다.
루는 소리를 지르거나 광기 어린 행동을 하는 전형적인 악인이 아닙니다.
오히려 차분하고 침착합니다.
늘 자신이 옳다는 듯 이야기하고,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그 평범한 얼굴 뒤에 타인의 감정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 더욱 섬뜩합니다.
결국 《나이트크롤러》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밤의 로스앤젤레스도, 범죄 현장도, 총격전도 아닙니다.
사람의 불행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눈빛입니다.
그리고 그 눈빛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나이트크롤러》는 시간이 지나도 다시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루이스 블룸이라는 이상한 남자의 성공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다시 보면 미디어와 시청자, 욕망과 경쟁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사건을 찍기 위해 밤거리를 달리던 남자는 결국 사건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질문은 남습니다.
우리가 보고 싶은 장면을 누군가는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개인 평점은 ⭐⭐⭐⭐⭐ 5 / 5입니다.